1. 멜랑콜리아 시놉시스
서로 사랑하고 애틋한 커플이 있습니다. 유능한 광고 카피라이터 저스틴(커스틴 던스트)과 마이클(알렌산더 스카스 가드)은 결혼을 약속한 사이입니다. 결혼식 당일날, 식장 가는 길부터 순조롭지 않지만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그들은 급하게 결혼식을 진행합니다. 그러나 어쩐지 저스틴은 우울하고 무기력해 보입니다. 골프장에 소변을 보고 갑작스럽게 목욕을 하는 등 이상행동까지 하기 시작하고 언니 클레어(샤를로뜨 갱스부르)는 그런 저스틴을 걱정합니다. 사실 부모님은 이혼을 했고 결혼식장에서까지 다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로 인해 더욱 불안에 빠진 저스틴은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하지만 부모님은 그녀를 받아주지 않습니다. 저스틴은 애써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남편도 그녀를 외면한 채 결혼식은 마무리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우울증 증세가 악화된 저스틴은 클레어에 집에 머물게 됩니다. 그사이 멜랑콜리아가 지구와 가까워지고 있고 오히려 저스틴은 우울 증세가 나아진 듯 보입니다. 이번에는 클레어의 불안이 점점 심해지고 남편 존(키퍼 서덜랜드)은 과학자들의 예측을 말해주며 그녀를 안심시킵니다. 그러나 저스틴은 미묘한 말을 건네고 그녀의 말에 클레어는 다시 불안에 휩싸입니다. 계속해서 발버둥 치고 절망하는 클레어와 달리 평온하고 차분한 저스틴은 조카와 함께 마법 동굴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2. 멜랑콜리아형 우울증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본인의 우울증 경험을 살려 영화를 연출하였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러닝타임 내내 우울감과 막막함이 잘 드러나 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많이 회자되고 있는 우울증은 감기처럼 흔한 질병이 되었습니다. 우울증은 세대마다 두 가지 다른 증상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선 이삼십 대 청년층에는 비전 형성 우울증이 더 흔한 증상이며 중년과 노년층에는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이 많습니다. 비전 형성 우울증은 식욕이 증가하여 폭식증의 우려가 있고 특히 밤에 식욕이 늘어 탄수화물과 매운 음식이 당겨지고 우울감과 불안감은 당을 촉진시켜 평소보다 많은 양의 식사를 합니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야행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몸이 무거워 주로 누워서 활동하게 됩니다. 또한 다른 사람에게 거부감을 잘 느껴 예민해지는데 말투와 표정에 민감하고 그 사람에 말보다는 표정이 어떤지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에게 관심이 있는지를 과하게 궁금해하며 반대로 관심을 받으려고 하기도 한답니다. 두 번째로 멜랑콜리아형은 우리나라에서 많이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중증의 우울증인데 즐겁고 행복한 감정이 사라지며 식욕도 떨어지고 체중의 감소가 생기며 오전 시간대에 특히 더욱 우울감이 증대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우울증의 공통점은 대인기피 같은 사람들의 만남과 관계의 의욕이 줄어들어 대면 자체를 힘들어하게 됩니다.
3. 나의 총평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학생 때부터 미래의 유럽 영화를 책임질 신예로 불리며 천부적인 재능을 선보였던 걸로 유명했는데 그의 다수의 필모그래피 중에 처음으로 본 작품이었습니다. 잔잔하게 전개되지만 지루하기 않고 집중해서 보게 되었고 커스틴 던스트가 감정 변화를 잘 연기해 러닝타임 내내 같이 고심하게 되는 면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웠던 건 저스틴이 우울증으로 불안감을 호소할 때 부모님 모두 저스틴을 외면했고 저스틴은 그로 인해 더욱더 외로웠고 무기력해지는 걸 보니 마음 아프기도 했답니다. 부모님의 이혼과 결혼 실패로 우울증이 더 심해졌을 거라 예상하는데 우울증에 걸리면 남들이 봤을 때는 아무렇지 않은 일도 자책을 하며 자신에겐 더 크게 와닿아 나를 갉아먹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저스틴은 멜랑콜리아 행성 충돌에도 초연 해지는 게 우울증보다 죽음이 두렵지 않아서였을지도 모릅니다. 죽음 앞에서 어느 누가 평온할 수 있겠냐만은 우울증에 갇힌 사람들은 그 고통 속에 나를 가두고 살아가느니 죽음이 더 낫지 않을까란 판단을 한다고 합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우울감에 대한 고찰을 하게 되었고 인간의 우울은 외부 내부 관계없이 얼마나 자신을 파괴시킬 수 있을까란 대한 생각도 들었으며 막상 외부가 종말을 맞이했을 때 나의 우울감의 한 원인이 제거된다는 기대에 평온함을 넘어 정상적으로 변하는 저스틴의 행동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우울증을 환상적인 예술영화로 승화시킨 감독에게 찬사를 보내며 아름다운 재난영화의 탄생으로 느껴졌습니다.
'MOVIE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킹스맨: 골든 서클, 감정은 사치다 (0) | 2021.12.13 |
---|---|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죽어서도 내가 영웅이다 (0) | 2021.12.13 |
케빈에 대하여, 안다고 생각했는데 잘 모르겠어 (0) | 2021.12.05 |
1987, 용기 있는 자들의 세상을 바꾼 이야기 (0) | 2021.12.02 |
시네마 천국, 인생은 영화와 달리 혹독하다 (0) | 2021.12.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