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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REVIEW

사도, 그가 원한 건 아비의 사랑이었다

by 결이 같은 2021.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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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도 시놉시스

재위 기간 내내 왕위 계승 정통성 논란에 시달린 영조(송강호)는 학문과 예법에 있어 완벽한 왕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기울입니다. 41세에 뒤늦게 얻은 귀한 아들 세자(유아인)만은 모두에게 인정받는 왕이 되길 바랐지만 기대와 달리 어긋나는 세자에게 실망하게 됩니다. 어린 시절 남다른 총명함으로 아버지 영조의 기쁨이 된 아들 아버지와 달리 예술과 무예에 뛰어나고 자유분방한 기질을 지닌 사도는 영조의 바람대로 완벽한 세자가 되고 싶었지만 자신의 진심을 몰라주고 다그치기만 하는 아버지를 점점 원망하게 됩니다. 왕과 세자로 만나 아버지와 아들의 연을 잊기 못한 운명,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가 시작됩니다. 

 

 

 

 

2. 사도의 역사적 배경

영화 사도는 250년 전 아버지가 아들을 죽인 사건으로 왕이 세자를 죽인 사건입니다. 조선왕조 500년뿐만 아니라 세계 역사를 통틀어보더라도, 그 유래를 찾기 어려운 희대의 비극적 스캔들입니다. 사도세자는 영조의 둘째 아들로 이름은 이선(李煊)입니다. 첫째 아들 효장세자는 10살에 세상을 떠나고 영조가 41살에 늦둥이로 태어난 아들입니다. 사랑을 많이 받았던 사도세자는 점점 크면서 부모의 바람과는 다르게 무술에 심취하게 되고 왕의 대리청정 동안 많이 틀어지게 됐습니다. 사도세자는 아버지가 두려워지기 시작합니다. 영조는 꾸중만 하는 아버지였고 사도세자는 청심환을 먹지 못하면 찾아뵙지도 못할 지경에 이를 정도였습니다. 나중에는 정신병까지 오게 되는데 내가 의관을 정제하면 아버지를 뵈러 가야 하니 옷을 입으면 안 된다는 트라우마가 생깁니다. 한중록에 의하면 사도세자가 옷을 제대로 입지 못하는 의대증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궁녀들이 옷을 입힐 때 살갗에 닿기라도 하면 해치고, 쳐다본다고 내관을 해치게 됩니다. 결국 임오화변으로 작은 뒤주에 갇혀 죽게 됩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자식이 맘에 안 들고 정신병이 있다고 해도 영조는 왜 이렇게 까지 했어야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영조의 아버지는 숙종입니다. 장희빈의 남편입니다. 장희빈이 후궁이었고, 또 다른 후궁이 있었는데 그분이 숙빈 최 씨입니다. 무수리였고 천민이었습니다. 이 천민의 자식이 연잉군입니다. 훗날 영조가 됩니다. 여기에 배다른 형 이윤이 있었습니다. 숙종이 승화하시고 윤이 왕이 됐습니다. 이 사람이 경종입니다. 경종은 병약하고 후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집권세력이었던 소론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비집권이었던 노론은 연잉군을 지지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연잉군과 결탁을 한 노론은 세자가 아닌 세제를 책봉하고 몸이 편찮으시니 대리청정을 간언 합니다. 그 시기에 경종하고 소론에 눈밖에 난 노론들이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그러나 음식을 먹고 탈이난 경종은 돌아가시게 됩니다. 그래서 왕이 된 사람이 바로 영조입니다. 영조는 세 가지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천민의 자식이라는 점, 두 번째는 형을 죽인 살인자라는 점입니다. 그렇지만 누명을 씌어 억울했던 영조는 천의소감을 통해 자신의 즉위에 대한 정당성을 대대적으로 알리게 됩니다. 세 번째는 노론이 만든 임금이었다는 점입니다. 사방에 적 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항상 영조는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기 시작합니다. 이러면서 성격이 예민해지고, 까칠해지고 깐깐해지게 된 것입니다. 식단관리와 독서도 열심히 하는 영조에게 41세에 이산이 태어난 것입니다. 너무나 이뻐했던 나머지 돌도 안돼서 세자 책봉을 하게 됩니다. 이게 비극의 시작입니다. 어린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받으면서 품속에서 자라야 하는데 동궁전에서 지내게 됩니다. 엉뚱하게도 영조는 사도세자의 보모를 경종의 궁녀들로 앉히게 됩니다. 이 보모들이 아버지와 자식을 이간질시키고 무술을 가르칩니다. 사도세자의 부인이었던 혜경궁 홍 씨의 기록인 한중록을 보면 동궁전에 보낸 것이, 세자를 일찍 책봉한 것이 비극의 시작이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영조와 사도세자는 처음에는 6개월, 길게는 1년 동안 보질 않으니 대화도 중단되고 불통이 시작되고 오해를 낳게 됩니다. 하다못해 영조 귀에 사도세자가 음주가무와, 연쇄 살인까지 저지른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영조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식과 진솔한 대화를 합니다. 아비의 사랑을 원한다는 사도세자의 말의 영조는 약속을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4년 동안 같은 시기가 오고, 사도세자는 급기야 영조를 내손으로 해치고 싶다는 말을 내뱉게 됩니다. 그 말을 듣은 사도세자의 어머니 영빈 이 씨는 영조에게 울면서 얘기를 합니다. 영조는 결심을 한 후 아버지 숙종 사당에 가서 역적을 차단하겠다 말합니다. 영조와 사도세자는 하루 온종일 실랑이를 했고 결국 뒤주에 갇힌 사도세자는 8일 뒤에 주검으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3. 나의 총평

사극을 좋아하지 않았던 저는 영화를 보고 많이 울었습니다. 배우들의 몰입감 있는 연기도 한몫했고 아버지와 아들의 엇나간 사랑으로 많이 안타까워서였습니다. 저도 자식을 낳아 키우다 보니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자식, 그저 건강하게만 자라면 바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부모도 갓 태어난 자식에게 바라는 것은 크지 않을 것입니다. 어찌 보면 자식이 아킬레스건이 되어 나의 약점이 된다고도 생각했습니다. 영화 대사 중 사도세자가 내가 바란 것은 아버지의 따뜻한 눈길 한번, 다정한 말 한마디였소 라는 말이 나옵니다. 저는 이 대사가 가장 마음이 아팠습니다. 영조가 늦둥이 사도세자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일찍 세자 책봉을 한 결과가 너무 큰 비극으로 왔다니 말입니다. 아버지의 비극을 지켜본 세손은 조부인 영조에게 사람이 있고 예법이 있는 거지, 예법이 있고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어린 세손은 사람의 마음이 중요하지, 다른 것에 얽매여 기싸움을 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이해가 안 갈 만도 합니다. 영조 같은 부모는 뉴스에도 종종 나오며 주변에서도 볼 수 있는 유형입니다. 자식을 완벽하게 혹은 부모가 바라는 대로 만들기 위해 다그치게 키웠을 때 그 결과는 하나라고 봅니다. 부모와 자식 둘 다 불행하다는 겁니다. 영조가 한중록에서 쓰인 것처럼 일찍 세자를 책봉하지 않았다면 이런 비극이 일어났을까 하는 의문이 들고 따뜻한 눈빛과 다정한 말 한마디 해줬다면 사도세자도 행복하게 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역사와 사극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사도라면 감히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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